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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경제이야기 2장 - 시장경제의 기초 1편




1. 시장경제는‘보이지 않는 손’ 의해 움직인다


명절 귀성열차표를 구하기 어려운 이유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고유 명절인 설이나 추석 때가 되면 귀성열차표를 사려고 줄을 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한 예매가 가능해져 줄을 서는 사람이 전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해도 이것 역시 사이버 상에서 줄을 서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인터넷 구매가 선착순으로 이루어져, 양이 한정되어 있는 표를 사려면 정해진 시각에 남보다 먼저 클릭하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컴퓨터를 접속해 놓고 기다려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돈을 주고도 마음대로 구입하지 못하는 것은 명절 기차표를 사려는 수요자가 한국철도공사에서 내놓는 공급량보다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명절 기차표의 공급량과 가격이 고정되어 있는 한, 차표에 대한 수요는 공급량을 초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가격기구가 원활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의 한 예입니다.


가격기구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공급이 증가하며, 반대의 경우는 가격이 하락하여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달성함으로써 경제 안의 생산 소비 분배가 조정되는 체계


가격기구가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경우, 선착순으로 판매하기도 하고 추첨을 통해 수요자를 고르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떤 판매자는 자신이 잘아는 사람에게만 재화를 공급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가격기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불편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매우 낮게 정해진 가격의 자장면을 사먹기 위해서는 중국집 개점시간에 맞추어 긴 줄을 서야 하거나, 추첨에서 떨어져 가고 싶은 국외여행을 몇 년 동안 못 갈 수 있습니다. 특정 상품을 미리 구매한 암표상에게 정상보다 엄청나게 높은 웃돈을 주고 사야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행히 대부분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가격기구가 잘 작동하는 시장경제 체제에 살고 있어 이러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가격기구가 이러한 문제를 잘 해결해 주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균형가격 수준에서 수요자는 돈을 지불하기만 하면 상품이나 서비스를 마음대로 소비할 수 있고 기업은 그 상품을 판매할 목적으로 생산활동을 합니다. 이러한 균형가격은 경제 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격은 우선 경제주체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신호의 역할을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고 구매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가격의 높고 낮음은 소비자가 그 상품을 얼마나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생산자가 그 상품을 생산하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지에 관한 정보를 전달해 줍니다. 또한 생산을 통해 기업이 얼마나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줍니다.


가격은 또한 경제활동의 동기를 제공하고 자원을 자율적으로 배분하는 기능을 합니다. 어떤 상품의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은 그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 더 많이 생산할 동기를 부여하고 다른 사람에게 새롭게 그 상품의 생산에 참여할 유인을 제공합니다. 배추에 비해 무 값이 상대적으로 상승하면 무를 더 재배하려는 동기를 갖게 하여 배추 재배 농가가 무 재배로 바꾸거나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무 생산에 새롭게 참여하기도 합니다.


남대문시장, 사이버시장


우리는 흔히 시장을 남대문 의류시장이나, 노량진 수산시장 등과 같이눈에 보이는 시장만으로 알기 쉽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그보다 훨씬 추상적이고 광범위한 개념으로 쓰입니다. 그래서 시장은 아주 다양한 형태를 취합니다. 우리 주변의 조그만 구멍가게나 포장마차를 비롯하여 주유소, 노점상, 복덕방도 일종의 시장입니다. 증권거래소나 법률사무소도 주식이나 법률서비스를 사고자 하는 사람과 팔고자 하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므로 시장입니다.


생산된 상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생산요소로 사용되는 천연자원, 노동과 자본도 수요와 공급의 힘에 의해 거래되고 있으므로 역시 시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각 프로야구 구단에서는 선수와 구단 사이에 연봉계약이 이루어지고 방송국에서는 연예인과의 사이에 출연계약을 맺으므로 그곳 역시 시장입니다. 예금을 하거나 대출을 받는 것도 각각 시장이 됩니다. 인터넷상에도 홈쇼핑 같은 여러 가지 사이버시장이 있습니다.


‘쌀시장 개방 압력, 교육시장 개방 대책마련 시급, 방송시장 개방 불가피’등과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보면 쌀시장은 물론이고 교육과 방송도 각각 하나의 시장이며 외국이 우리나라 자체를 한 시장으로 보기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종류의 시장을 종합해 보면 좀더 포괄적으로 시장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즉 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관한 정보가 교환되고 매매가 이루어지는 매개체입니다. 전통적인 시장은 구체적인 장소에서 얼굴을 맞대는 관계에 의해 형성되어 왔으나 현대에는 외환시장과 같이 네트워크에 의해 장소를 초월하여 형성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시장은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시장에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두 개의 힘이 항상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상품을 판매(공급)하려는 측과 구매(수요)하려는 측의 힘이 항상 겨루면서 공급자는 보다 비싼 가격으로, 수요자는 보다 싼 가격으로 거래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작동하는 '보이지 않는 손'




'보이지 않는 손'이란?

전지전능한 신이나 정부의 개입 없이 경제주체들의 이기심에 방임해 두어도 가격기구를 통해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상



시장으로 상품들이 끊임없이 흘러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은 마치 누가 시킨 것처럼 질서정연합니다. 또한 귀한 물건의 값은 비싸고 흔한 물건의 값은 싼 것을 보면, 누가 세심하게 신경 써서 그렇게 결정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는 시장의‘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그런 일들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상품을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주고, 가격을 올리기도 내리기도 하는 시장의 기능을 보이지 않는 손에 비유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상품이 갑자기 귀해지면 시장에서는 그것의 가격이 저절로 올라가게 됩니다. 이를 본 소비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그 상품의 소비를 줄입니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귀해진 상품을 더욱 아껴 쓰기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오직 자신의 이익을 생각할 뿐, 남에게 이득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농민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쌀을 사는 사람은 없으며, 헐벗은 이웃을 걱정해 옷을 만들어 파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해서 혼란과 갈등이 계속될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장은 이렇게 얼핏 엉망

진창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도 질서와 조화를 이루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여러 사람의 이익과 부합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읽|을|거|리|

아담 스미스의‘보이지 않는 손’

우리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또는 농부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개인이나 기업은 일반적으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하지도 않거니와 자기가 얼마나 사

회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있는가도 알지 못한다. 다만 스스로의 안녕이나 이익을 위하여 행동할 뿐이다. 이렇게 하는 가운

데‘보이지 않는 손’ 인도를 받아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목적도 달성하게 된다. 즉 사리(私利)를 추구하는 가운데의

공익(公益)도 저절로 증진된다. 이것이 의도적으로 공익을 증진시키려고 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공익을 더 효과적으로 증진

시킨다. 전체 사회의 복리가 아닌 자기 자신의 이익에 대한 추구는 자연적으로, 아니 필연적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에

가장 이익이 되는 방식을 취하도록 이끈다.


교환의 이득


어떤 사람이 시장에서 한 개에 800원 하는 사과 다섯 개를 샀다고 합시다. 나중에 그가 사과를 먹을 때 느끼는 즐거움은 그가 지불한 금액 4,000원보다 더 클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귀찮음을 무릅쓰고 시간을 들여 시장까지 가서 사과를 사는 수고를 하려 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소비자는 어떤 물건을 살 때, 언제나 그가 지불한 금액 이상의 만족감을 얻습니다. 그 만족감을 화폐 단위로 표시하고 여기에서 지불한 금액을 빼면 바로 그 교환에서 소비자가 얻는 이득이 됩니다.




이것은 소비자가 교환에서 얻는 잉여(surplus)라는 뜻에서 소비자잉여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똑같은 상품을 여러 개 소비할 때 처음에는 매우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예컨대 사과 다섯 개를 먹는 소비자의 경우, 첫 번째 사과를 먹을 때의 만족감은 매우 크지만 두 번째 사과를 먹을 때의 만족감은 약간 작아집니다. 그러다가 세 번째, 네 번째로 가면 한층 더 만족감이 작아지게 됩니다. 이때, 사과를 다섯 개를 산 소비자의 경우, 다섯 번째 사과를 소비할 때의 만족감이 사과의 가격(800원)과 똑같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네 번째까지는 가격보다 더 큰 만족감을 얻지만, 마지막 다섯번째에 가서는 만족감이 실제 지불한 가격과 똑같아지는 것입니다.


소비자잉여란?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소비하기 위하여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과 실제로 지불한 금액과의 차액


만약 다섯 번째 사과가 주는 만족감의 크기가 돈으로 따져 600원이라면 소비자는 그 다섯 번째 사과를 사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불한 가격보다 더 작은 만족감을 주는 상품을 살 사람은 없습니다. 이번에는 다섯 번째 사과가 가격보다 더 큰 만족감, 예컨대 1,000원에 해당하는 만족감을 준다고 해봅시다. 이 경우 소비자는 다섯 번째 사과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과를 사게 됩니다. 예컨대 여섯 번째 사과가 900원에 해당하는 만족감을 준다면 그것까지 사려고 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상의 논의를 종합해 보면, 어떤 상품의 마지막 단위에서 나오는 만족감이 가격과 똑같아지는 수준에서 구입량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품의 거래에서 소비자들만이 이득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 상대방, 즉 생산자도 이득을 얻는데, 이를 생산자잉여라고 부릅니다. 생산자잉여는 물건을 팔고 얻은 수입이 그것에 대해 최소한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사과를 생산한 사람이 사과 하나 하나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금액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합시다.


즉 첫 번째 사과에 대해서는 400원, 두 번째는 500원, 세 번째는 600원, 네 번째는 700원, 그리고 다섯 번째는 800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에도 마지막 다섯 번째의 사과에 대해 받아야겠다는 금액이 가격과 똑같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섯 개보다 덜 팔거나 아니면 더 많이 파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위의 예에 따르면, 사과를 생산해 파는 사람은 다섯 개에 최소한 3,000원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가 얻는 수입은 4,000원이 되므로, 1,000원의 생산자잉여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예로 들고있는 사과의 거래를 통해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생산자는 생산자대로 이득을 얻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품의 교환으로 모두가 이득을 볼수 있다는 것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이와 같은 교환에서 소비자잉여와 생산자잉여를 합친 것에 해당하는 ‘사회 후생의 증가’ 생깁니다. 이를 사회적 잉여라고 부르는데, 사람들가이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로이 상품을 교환할 때 이것이 가장 커질 수 있습니다.


생산자잉여란?

생산자가 어떤 상품을 판매하여 꼭 얻어야 되겠다고 생각한 수입과 그 상품을 판매하여 얻은 실제수입과의 차액


출처 - 한국은행(알기쉬운 경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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